2000년 넘는 시간 동안 가톨릭 교회는 여성을 성직에서 배제하며, 차별을 신성한 전통으로 포장해왔다. 현대에도 교황은 “여성은 사제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며 시대착오적 교리를 고수한다. 심지어 가톨릭 내부 연구에서도 여성 사제 서품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바티칸은 이를 묵살하고 논의 자체를 봉쇄했다. 이는 더 이상 신앙이 아니라, 권력을 남성이 독점하기 위한 제도화된 억압이다.
여성들은 교회에서 헌신적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결정권과 성직은 거부당한다. 교회는 여성이 ‘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는 식으로 차별을 미화하지만, 이는 실질적 권한이 배제된 공허한 위로일 뿐이다. 이는 종교가 어떻게 ‘신의 뜻’이라는 명목 아래 차별을 영속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이다. 여성 배제는 단지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지금도 교회의 위선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증거다.
가톨릭 교회는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를 이단으로 탄압했고, 359년이나 지나서야 겨우 자신의 오류를 인정했다. 진화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다윈의 이론이 나온 이후에도 교회는 창조신화를 고집하며 과학을 공격했고, 현대 과학의 기본적 사실에조차 끝까지 조건을 붙였다. 인간의 영혼만은 신이 직접 만들었다는 식의 주장은 논리적 퇴행이자 과학에 대한 모욕이다.
일부 고위 성직자들은 지적설계론 같은 사이비 과학을 내세워 반진화론 정서를 부추겼고, 교회는 이런 흐름을 제어하기보다 방관하거나 조장했다. 이 모든 것은 교회가 이성을 불편해하고, 증거보다 교리를 우선시하는 폐쇄적 집단임을 보여준다. 그 결과, 과학을 신뢰하는 현대인에게 가톨릭은 반지성주의의 상징으로 전락했다.
가톨릭 교회는 지금도 변화를 거부하며 권위만을 고집한다. 젠더 평등, 과학적 사실, 현대 윤리를 앞에 두고도 교회는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말로 귀를 닫는다. 그러나 그런 진리는 단지 권력을 유지하려는 구실에 불과하다.
서구 사회에서 가톨릭 신자는 급감하고 있으며, 남은 신자들조차 교회의 교리를 비판적으로 수용한다. 교회의 쇠퇴는 외부의 박해 때문이 아니라, 자기 성찰을 거부한 내적 오만 때문이다. 교회는 과거의 교리를 신격화하며 스스로 쇄신 불능의 상태에 빠졌고, 이로 인해 사회적 정당성과 도덕적 권위를 잃었다.
가톨릭 교회는 더 이상 도덕의 등대도, 지혜의 원천도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신이라는 이름 아래, 차별을 영속하고, 지성을 배척하며, 권력을 독점하는 체계를 유지해 왔다. 내부 개혁파 신자들조차 절망하며 “이럴 바엔 교회가 사라지는 게 낫다”고 말할 정도다.
종교가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려면 변화와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는 그 어떤 변화도 거부하고 있다. 그렇다면 남은 길은 분명하다. 교회는 신의 심판이 아니라 인간의 이성과 양심 앞에서 몰락할 것이다. 그건 더 이상 슬픈 일이 아니다. 오히려 오래된 위선이 끝나는 시작일 뿐이다.